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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도 편한 '어댑티브 패션' 만드는 기업들···험난해도 '킵 고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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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24-02-29 10:21 조회 65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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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격이 간절한 면접, 친구의 결혼식, 소중한 사람과의 데이트. 인생에서 중요한 순간마다 사람들은 어떤 옷을 입을지 고민한다. 하지만 입을 수 있는 옷이 없어 그러한 고민조차 사치인 사람들이 있다. 바로 지체장애인이다.

휠체어 생활을 하는 이들이 시중에 유통되는 상의를 입으면 말려 올라가 허리가 보이고, 바지는 밑위가 짧아 허리춤이 자꾸만 내려간다. 가방은 휠체어 손잡이에 걸면 흘러내리고 바닥에 떨어지기라도 하면 줍지 못 한다. 그래서 지체장애인 대부분은 펑퍼짐한 운동복을 입고 가방 대신 장바구니를 휠체어에 주렁주렁 달고 다닐 수밖에 없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댑티브 패션(Adaptive Fashion)'이 등장했다. 어댑티브 패션이란 장애인들의 일상생활을 좀 더 편리하게 하기 위해 제작된 의복으로 겉보기에는 다른 비장애인 의복과 큰 차이 없이 깔끔하고 예쁜 디자인을 유지하는 것이 특징이다.

2018년 이베이코리아가 의류 수출기업 팬코와 함께 개발한 제품 '모카썸위드'의 티셔츠는 무난한 검정 바탕의 가로줄 무늬 긴팔 티셔츠로 보인다. 하지만 자세히 보면 장애인을 위한 세심함을 확인할 수 있다.

먼저 목둘레선에서 어깨선이 이어지는 곳에 부드러운 찍찍이 여밈을 달았다. 목이나 얼굴에 보조장치를 달고 있거나 움직임이 불편한 사람도 찍찍이를 열면 머리를 넣을 공간이 커져서 수월하게 옷을 입고 벗을 수 있다.

티셔츠 아래쪽 양옆의 트임은 옷의 앞면과 뒷면의 하단을 분리하여 활동성을 좋게 했다. 오랫동안 앉아있는 사람이 이 옷을 입을 경우 편하게 허리를 숙일 수 있다. 트임 덕분에 상의 뒷면이 앞면과 함께 말려 올라가지 않기 때문이다.

'필덤'의 남성 청바지에서도 지체장애인의 신체적 특성을 고려한 디테일을 찾아볼 수 있다. '반지퍼 바지'는 양쪽에 옆 지퍼가 달렸다. 양 옆구리부터 가랑이까지 이어지는 두 지퍼 덕분에 바지 앞면은 뚜껑 열리듯 열린다. 덕분에 비장애인 청바지에 비하면 훨씬 수월하게 입고 벗을 수 있다.

'팬티 탈부착 바지'는 휠체어 이용자들이 속옷과 바지를 한 번에 입을 수 있도록 만들었다. 통이 큰 청바지 안에 단추로 속옷을 달아서 입는 과정을 단순하게 만들면서도, 필요에 따라 속옷을 붙였다 뗄 수 있게 한 것이다.

'보조기기 바지'는 무릎 근처부터 발끝까지 지퍼를 달아 종아리 부분이 활짝 열리기 때문에 보조기기를 착용하고도 청바지를 입을 수 있도록 만들었다. 병원에 가서 진찰받을 때도 편하다. 바지를 벗지 않고도 종아리를 의사에게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세 바지 모두 밑위길이가 길어 앉은 채로 허리를 숙여도 바지가 잘 내려가지 않고, 지퍼 끝에 달린 고리 덕분에 작은 힘만으로도 지퍼를 내리고 올릴 수 있다. 시접 역시 갈라서 납작하게 만들어서 앉거나 누워도 배기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주머니 모양이나 워싱을 살려 멋을 놓치지 않았다. (사진2, 3, 4)

어댑티브 가방도 만들어졌다. 지체장애인은 보조구, 소변 통 등 챙겨야 할 것들이 많지만 시중에 판매되는 가방 중 많은 준비물을 보관할 수 있으면서도 휠체어에서 떨어지지 않는 가방은 찾기 힘들었다.

필덤은 2019년부터 휠체어 전용 가방을 만들어왔다. 필덤의 '자유가방'은 필요한 소지품을 모두 넣을 수 있을 만큼 충분히 크면서 휠체어에 안전하게 고정할 수 있는 끈이 8개나 있다. 가방의 고리는 링 모양이라 손가락에 힘이 잘 안 들어가는 사람도 지퍼를 쉽게 여닫을 수 있다.

자유가방은 시각장애인의 사용 편의성도 고려했다. 가방 내부를 밝게 만들고 각각의 공간에 점자 패치를 붙여 손으로 만졌을 때 어떤 부분인지 바로 파악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비장애인 역시 어댑티브 패션을 이용하면 편리하다. 어깨에 찍찍이가 달린 상의는 화장 등의 이유로 얼굴에 옷이 닿으면 안 되는 사람에게 좋은 대안이 된다. 밑위가 긴 청바지는 오랜 시간 앉아서 일하는 근로자의 불편함을 덜고, 보조기기바지는 잠깐 깁스를 한 사람들에게 새로운 선택지가 된다.

바지와 가방의 지퍼에 달린 원형 고리는 소근육이 발달하지 않은 어린아이나 손에 힘이 없는 노인에게 유용하다. 필덤의 디자이너 애드리안(Adrianne Mascho, 44)은 지난해 11월 20일 진행한 인터뷰에서 "장애인을 위한 가방이지만 누구나 사용할 수 있어요"라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어댑티브 패션은 유니버설 패션(Universal fashion)으로 나아가고 있다.

하지만 어댑티브 패션 시장 상황은 그리 좋지 않다. 가장 큰 문제는 장애인 의류에 표준 사이즈가 없다는 것이다. 필덤의 대표 김미경 씨(57)는 "비장애인 의류는 스몰(S), 미디움(M), 이렇게 사이즈가 표준화가 돼 있잖아요. 그런데 장애인 의류는 표준화 데이터 자체가 없어요"라며 고충을 토로했다. 김 대표는 남성 청바지를 개발하려 했으나 표준 사이즈가 없고 코로나로 직접 치수를 재거나 피드백을 받는 게 어려워지면서 결국 추가 의복 개발은 잠시 중단했다.

모카썸위드를 함께 기획했던 홍윤희 씨는 사이즈 데이터 확보를 위해 척수장애협회의 도움을 받아 30명의 장애인을 심층 인터뷰했다. 몸의 기능적인 부분과 장애가 선천적이었는지, 다른 장애는 없는지 등 세세하게 물었지만 지속적인 제품 개발로 이어지기에는 데이터가 부족했다. 홍 씨는 "측정을 한 번만 하면 사이즈를 만들기 어렵죠. 측정 데이터를 계속 누적하고 해외 데이터를 벤치마킹해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높은 가격 역시 시장 상황을 악화시키는 원인이다. 어댑티브 패션 제품은 촉감에 예민한 장애인을 위해 좋은 원단을 써야 한다. 원형 고리나 옆구리 지퍼처럼 추가되는 것들도 많아 단가를 낮추기가 어렵다. 필덤에서 판매하는 휠체어 백팩은 29만원에서 44만원이다. 한정적인 소비자 수는 대량 발주를 어렵게 하고 이는 물량을 꾸준히 공급할 수 있는 생산라인 확보를 막는다. 결국 모카썸위드는 생산을 중단했다.

그러나 어댑티브 패션에 한 번 도전한 이상 포기는 없다. 홍 씨는 이후 협동조합 '무의(MUUI)'에서 이사장을 맡아 다른 단체 및 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해 장애인 의복을 위한 의류수선워크숍을 계획 중이다. 재정난을 겪던 필덤은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글로벌 온라인 커머스 아마존에 입점했고, 국내외 다양한 어댑티브 패션 전시회에 참여하며 적극적으로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출처 : 여성경제신문(https://www.woman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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