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학교를 다녀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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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24-09-26 10:16 조회 88회 댓글 0건본문
박정연 기자 | 기사입력 2024.09.01. 10:00:31
초등학교 1학년 때, 항상 깨끗이 다려진 가제손수건 두 개를 가지고 등교했다. 하나는 코를 풀거나 할 때 사용하는 내 것이었고 하나는 내 옆자리 친구의 것이었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가 있던 내 짝꿍은 침을 자주 흘렸는데 엄마는 내가 그 친구에게 친절하길 바랐다.
처음에는 나와 다른 짝꿍을 무서워 했고, 침을 흘린다며 엄마에게 흉을 보기도 했다. 하지만 그 짝꿍은 내가 자신에게 잘하든 못하든 늘 웃어주었다. 짝꿍의 장애를 그의 특징 중 하나로 인식하며 익숙해질때 쯤 다른 모습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내 짝꿍은 다른 아이들에게 큰 소리로 말 하기를 싫어했고, 우리 또래들이 풀 수 없는 수학 문제들을 거뜬히 풀어내기도 했다.
중학교 1학년 때 같은 반이었던 또 다른 친구는 뇌전증을 앓았다. 그 친구는 여름 방학때 불의의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방학이었지만 우리 반 학우들 모두는 교복을 입고 그 친구의 집에 가서 그 친구를 추모 했다. 어머니는 우리 반 학우 하나 하나의 손을 잡으시며 와줘서 고맙다고, 그 친구가 좋아할 거라고 말씀하셨다. 우리는 우는 어머니를 꼭 끌어 안았다.
도서출판 다른이 펴낸 <장애인이랑 친구가 될 수 있을까?>라는 책 제목을 보고 떠오른 단상들이다. 18년 차 특수교사인 저자는 본인의 교육 경험을 바탕으로 장애를 설명한다. '장애인은 무조건 도와줘야 하나요?', '의사소통이 안 될 때는 어떡해요?', '자폐성장애인이면 천재겠죠?' 등 누구나 한 번쯤 떠올릴 만한 질문들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저자는 장애인을 '도움이 필요한 존재'로 인식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도움을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이 정해져 있지 않다는 것. 그는 "장애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도움을 받아야 한다는 생각은 장애 자체를 나쁘게 보는 편견이기도 합니다. 장애는 나쁜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특징 중 하나"라고 말했다.
이 책은 장애인을 처음 마주하는 사람들을 위한 안내서처럼, 그들을 대하는 실질적인 방법을 쉬운 언어로 소개한다. 언어 표현이 미숙해 보여 흔히 의사소통이 안 된다고 하는 발달장애인과는 구체적인 단어를 사용하고, 열린 질문으로 그가 사고하고 선택할 기회를 주면 좋을 것이라고 조언한다. 예를 들어 '밥먹을래, 쌀국수 먹을래?' 보다는 '점심식사로 무엇을 먹고싶어?' 라고 물어보는 것이 좋다는 것.
또 휠체어를 타는 지체장애인에게는 자세를 낮춰 눈높이를 맞추고 이야기하고, 시각장애인에게 말을 걸 때는 이름을 먼저 말해 주고, 함께 길을 걸을 때는 팔꿈치를 잡을 수 있도록 안내하는 게 좋다. 청각장애인에게 대화를 시작할 땐 손을 흔들거나 가볍게 어깨를 두드린 후 대화를 시작하고, 입모양으로 말을 보는 경우 길을 걸을 때는 대화를 자제하는 것이 안전하다.
우리나라 전체 학생수는 1990년 대비 2023년 41.6% 줄어들었다. 하지만 그 중 유일하게 늘어난 학생수 비율이 있다면 특수교육 대상자인 장애 학생 수다. 장애가 있으면 특수학교에 다닐 거라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 2023년 장애 학생의 73.7%는 일반학교(특수학급, 일반학급 포함)에 다니고 있다. 통합교육은 늘어나는 추세지만 장애 학생은 일반 학급 교육의 현장에서 배제되거나 이름 대신 '특수'라고 불리는 경우가 흔하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학교를 다녀야 하는 이유에 저자는 "고민 끝에는 늘 정답이어야만 하는 답이 놓여있어요. 바로 '존재의 익숙함'이에요. 우리는 서로에게 익숙해져야 합니다. 그래서 통합교육이 필요하고 존재하는 거예요"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특수교사인 저자는 "장애가 있는 친구들도 자기 자리에서 나름의 최선을 다하고 있어요. 친구의 좋은 점을 보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인정한다면 모두가 학교에서 잘 성장해나갈 수 있어요"라고 호소했다.
출근시간 만원 지하철에 휠체어를 탄 장애인이 함께 출근하는 풍경을 상상조차 하기 어려운, 오히려 함께 지하철을 타려고 하기 때문에 '연행' 되어가는 한국사회에서 특수교사인 저자가 던진 책 제목의 질문에 비장애인이 내놓는 답은 무엇일 수 있을까. <장애인이랑 친구가 될 수 있을까?>를 읽으며 그 답을 찾게 되길 바란다.
"통합교육은 단순히 장애를 이해하는 데에서 머무르지 않아요. 장애에서 비롯되는 불폄함을 모두가 나누고, 그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한 방법을 찾아가며 함께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한답니다. 이러한 과정이 졸업 후 사회에 나가서도 이어져 모두가 어울려 살아가는 사회를 이루는 것이 통합교육의 목표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통합교육은 비장애 학생을 위한 교육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
통합교육의 시간은 성인이 되어서도 이어질 거예요. 같은 지역사회에서 살아갈 서로에게 익숙함을 느끼게 되겠지요. 이 익숙함은 장애의 유무와 상관없이 사회통합이 이루어지는 데 중요한 밑거름이 되리라 확신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친구가 되어야 해요."
초등학교 1학년 때, 항상 깨끗이 다려진 가제손수건 두 개를 가지고 등교했다. 하나는 코를 풀거나 할 때 사용하는 내 것이었고 하나는 내 옆자리 친구의 것이었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가 있던 내 짝꿍은 침을 자주 흘렸는데 엄마는 내가 그 친구에게 친절하길 바랐다.
처음에는 나와 다른 짝꿍을 무서워 했고, 침을 흘린다며 엄마에게 흉을 보기도 했다. 하지만 그 짝꿍은 내가 자신에게 잘하든 못하든 늘 웃어주었다. 짝꿍의 장애를 그의 특징 중 하나로 인식하며 익숙해질때 쯤 다른 모습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내 짝꿍은 다른 아이들에게 큰 소리로 말 하기를 싫어했고, 우리 또래들이 풀 수 없는 수학 문제들을 거뜬히 풀어내기도 했다.
중학교 1학년 때 같은 반이었던 또 다른 친구는 뇌전증을 앓았다. 그 친구는 여름 방학때 불의의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방학이었지만 우리 반 학우들 모두는 교복을 입고 그 친구의 집에 가서 그 친구를 추모 했다. 어머니는 우리 반 학우 하나 하나의 손을 잡으시며 와줘서 고맙다고, 그 친구가 좋아할 거라고 말씀하셨다. 우리는 우는 어머니를 꼭 끌어 안았다.
도서출판 다른이 펴낸 <장애인이랑 친구가 될 수 있을까?>라는 책 제목을 보고 떠오른 단상들이다. 18년 차 특수교사인 저자는 본인의 교육 경험을 바탕으로 장애를 설명한다. '장애인은 무조건 도와줘야 하나요?', '의사소통이 안 될 때는 어떡해요?', '자폐성장애인이면 천재겠죠?' 등 누구나 한 번쯤 떠올릴 만한 질문들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저자는 장애인을 '도움이 필요한 존재'로 인식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도움을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이 정해져 있지 않다는 것. 그는 "장애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도움을 받아야 한다는 생각은 장애 자체를 나쁘게 보는 편견이기도 합니다. 장애는 나쁜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특징 중 하나"라고 말했다.
이 책은 장애인을 처음 마주하는 사람들을 위한 안내서처럼, 그들을 대하는 실질적인 방법을 쉬운 언어로 소개한다. 언어 표현이 미숙해 보여 흔히 의사소통이 안 된다고 하는 발달장애인과는 구체적인 단어를 사용하고, 열린 질문으로 그가 사고하고 선택할 기회를 주면 좋을 것이라고 조언한다. 예를 들어 '밥먹을래, 쌀국수 먹을래?' 보다는 '점심식사로 무엇을 먹고싶어?' 라고 물어보는 것이 좋다는 것.
또 휠체어를 타는 지체장애인에게는 자세를 낮춰 눈높이를 맞추고 이야기하고, 시각장애인에게 말을 걸 때는 이름을 먼저 말해 주고, 함께 길을 걸을 때는 팔꿈치를 잡을 수 있도록 안내하는 게 좋다. 청각장애인에게 대화를 시작할 땐 손을 흔들거나 가볍게 어깨를 두드린 후 대화를 시작하고, 입모양으로 말을 보는 경우 길을 걸을 때는 대화를 자제하는 것이 안전하다.
우리나라 전체 학생수는 1990년 대비 2023년 41.6% 줄어들었다. 하지만 그 중 유일하게 늘어난 학생수 비율이 있다면 특수교육 대상자인 장애 학생 수다. 장애가 있으면 특수학교에 다닐 거라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 2023년 장애 학생의 73.7%는 일반학교(특수학급, 일반학급 포함)에 다니고 있다. 통합교육은 늘어나는 추세지만 장애 학생은 일반 학급 교육의 현장에서 배제되거나 이름 대신 '특수'라고 불리는 경우가 흔하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학교를 다녀야 하는 이유에 저자는 "고민 끝에는 늘 정답이어야만 하는 답이 놓여있어요. 바로 '존재의 익숙함'이에요. 우리는 서로에게 익숙해져야 합니다. 그래서 통합교육이 필요하고 존재하는 거예요"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특수교사인 저자는 "장애가 있는 친구들도 자기 자리에서 나름의 최선을 다하고 있어요. 친구의 좋은 점을 보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인정한다면 모두가 학교에서 잘 성장해나갈 수 있어요"라고 호소했다.
출근시간 만원 지하철에 휠체어를 탄 장애인이 함께 출근하는 풍경을 상상조차 하기 어려운, 오히려 함께 지하철을 타려고 하기 때문에 '연행' 되어가는 한국사회에서 특수교사인 저자가 던진 책 제목의 질문에 비장애인이 내놓는 답은 무엇일 수 있을까. <장애인이랑 친구가 될 수 있을까?>를 읽으며 그 답을 찾게 되길 바란다.
"통합교육은 단순히 장애를 이해하는 데에서 머무르지 않아요. 장애에서 비롯되는 불폄함을 모두가 나누고, 그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한 방법을 찾아가며 함께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한답니다. 이러한 과정이 졸업 후 사회에 나가서도 이어져 모두가 어울려 살아가는 사회를 이루는 것이 통합교육의 목표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통합교육은 비장애 학생을 위한 교육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
통합교육의 시간은 성인이 되어서도 이어질 거예요. 같은 지역사회에서 살아갈 서로에게 익숙함을 느끼게 되겠지요. 이 익숙함은 장애의 유무와 상관없이 사회통합이 이루어지는 데 중요한 밑거름이 되리라 확신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친구가 되어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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