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개통 사기···장애인 권리 축소 아닌, 가해자 처벌 강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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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21-10-01 09:47 조회 1,037회 댓글 0건본문
“스마트폰 개통 사기···장애인 권리 축소 아닌, 가해자 처벌 강화로”
이유진 기자입력 : 2021.09.28 17:09 수정 : 2021.09.28 18:20
28일 국회에서 열린 ‘장애인 스마트폰 개통 피해 근절을 위한 국회 토론회’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김상희 국회 부의장실 제공
“ESG 경영을 한다는 통신사들의 모순된 경영으로 사회 약자인 장애인과 가족들이 곤경에 처하는 상황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습니까.”
28일 국회에서 열린 ‘장애인 스마트폰 개통 피해 근절을 위한 국회 토론회’에 참석한 양현정씨는 이렇게 말했다. 양씨의 동생은 지적장애인으로, 통신사 대리점에서 개통 기만 피해를 입은 바 있다. 양씨는 “아홉살 정도의 판단력을 가진 동생에게 휴대폰을 줄줄이 개통하고 모든 책임은 다 떠넘겼다”며 “피해자가 수없이 많은데도 문제가 개선되지 않는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는 국회부의장인 김상희 의원과 홍익표, 강선우, 서영석, 최혜영 의원의 공동 주최로 개최됐다. 한국장애인소비자연합 장애인소비자피해상담센터에 따르면 장애인 스마트폰 개통 피해 사례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7월까지 8개월간 70건 이상 접수됐다. 주로 발달장애인, 시각장애인을 대상으로 피해가 발생했다. 일가족 모두가 신용불량자로 전락하거나 명의도용, 폭력, 협박, 갈취 등의 범죄로 확대되는 등 장애인 스마트폰 개통 피해 정도가 심각한 수준으로 확인됐다. 또 최근 특정후견인 229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발달장애인에게 계약상 피해가 가장 심각한 사안이 스마트폰 관련 계약으로 나타났다.
발제자로 나선 윤태영 아주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의사결정능력 장애인은 제한능력자가 되지 않는 한 일반 소비자 거래와 관련해 현행 법제도상 구제책이 없다”며 “이로 인해 장애 정도가 약할수록 더 많은 피해를 입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윤 교수는 “무조건 취소권을 인정해 (장애인을) 제한능력자로 낙인 찍는 것은 바람직한 방향이 아니”라면서 “최소한으로는 가장 피해가 극심한 스마트폰 계약에서만이라도 약관 등에서 보호자의 조언을 받도록 연락을 취하는 방향으로 규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토론자로 참여한 손선혜 서울시립발달장애인 복지관 부장은 “장애인고령화와 탈시설 흐름에서 발달장애인이 지역사회에서 살기 위해선 촘촘한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며 “통신사들이 장애인 개통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자체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고는 하지만 대리점에서 제대로 숙지를 못해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장애인 당사자가 느끼는 불편사항과 제도 시행상의 보완사항을 충분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성연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사무국장은 “통신 관련 사업이 너무 복잡한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 사무국장은 “한국은 스마트폰 판매과정이 다단계 식으로 이뤄진 데다, 단말기와 요금제가 결합된 기형적 구조를 띄고 있다”며 “인지에 어려움이 없는 사람도 제도를 이해하기 어렵게 된 탓에 일부 대리점이 이를 악용해 이익을 편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사무국장은 이어 “장애인의 소비 권리를 제한하는 것이 아닌, 가해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고 통신사가 책임성을 지는 시스템으로 가야 한다”며 “판매 과정에서 장애인이 이해할 수 있는 쉬운 설명서를 제공하거나 본인이 위험한 상황에 있는지 점검할 수 있는 체크리스트를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원문보기:
https://www.khan.co.kr/economy/economy-general/article/202109281709011#csidxa9571b00577afa6a79f47b76ec6ce31
이유진 기자입력 : 2021.09.28 17:09 수정 : 2021.09.28 18:20
28일 국회에서 열린 ‘장애인 스마트폰 개통 피해 근절을 위한 국회 토론회’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김상희 국회 부의장실 제공
“ESG 경영을 한다는 통신사들의 모순된 경영으로 사회 약자인 장애인과 가족들이 곤경에 처하는 상황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습니까.”
28일 국회에서 열린 ‘장애인 스마트폰 개통 피해 근절을 위한 국회 토론회’에 참석한 양현정씨는 이렇게 말했다. 양씨의 동생은 지적장애인으로, 통신사 대리점에서 개통 기만 피해를 입은 바 있다. 양씨는 “아홉살 정도의 판단력을 가진 동생에게 휴대폰을 줄줄이 개통하고 모든 책임은 다 떠넘겼다”며 “피해자가 수없이 많은데도 문제가 개선되지 않는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는 국회부의장인 김상희 의원과 홍익표, 강선우, 서영석, 최혜영 의원의 공동 주최로 개최됐다. 한국장애인소비자연합 장애인소비자피해상담센터에 따르면 장애인 스마트폰 개통 피해 사례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7월까지 8개월간 70건 이상 접수됐다. 주로 발달장애인, 시각장애인을 대상으로 피해가 발생했다. 일가족 모두가 신용불량자로 전락하거나 명의도용, 폭력, 협박, 갈취 등의 범죄로 확대되는 등 장애인 스마트폰 개통 피해 정도가 심각한 수준으로 확인됐다. 또 최근 특정후견인 229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발달장애인에게 계약상 피해가 가장 심각한 사안이 스마트폰 관련 계약으로 나타났다.
발제자로 나선 윤태영 아주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의사결정능력 장애인은 제한능력자가 되지 않는 한 일반 소비자 거래와 관련해 현행 법제도상 구제책이 없다”며 “이로 인해 장애 정도가 약할수록 더 많은 피해를 입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윤 교수는 “무조건 취소권을 인정해 (장애인을) 제한능력자로 낙인 찍는 것은 바람직한 방향이 아니”라면서 “최소한으로는 가장 피해가 극심한 스마트폰 계약에서만이라도 약관 등에서 보호자의 조언을 받도록 연락을 취하는 방향으로 규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토론자로 참여한 손선혜 서울시립발달장애인 복지관 부장은 “장애인고령화와 탈시설 흐름에서 발달장애인이 지역사회에서 살기 위해선 촘촘한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며 “통신사들이 장애인 개통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자체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고는 하지만 대리점에서 제대로 숙지를 못해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장애인 당사자가 느끼는 불편사항과 제도 시행상의 보완사항을 충분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성연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사무국장은 “통신 관련 사업이 너무 복잡한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 사무국장은 “한국은 스마트폰 판매과정이 다단계 식으로 이뤄진 데다, 단말기와 요금제가 결합된 기형적 구조를 띄고 있다”며 “인지에 어려움이 없는 사람도 제도를 이해하기 어렵게 된 탓에 일부 대리점이 이를 악용해 이익을 편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사무국장은 이어 “장애인의 소비 권리를 제한하는 것이 아닌, 가해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고 통신사가 책임성을 지는 시스템으로 가야 한다”며 “판매 과정에서 장애인이 이해할 수 있는 쉬운 설명서를 제공하거나 본인이 위험한 상황에 있는지 점검할 수 있는 체크리스트를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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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khan.co.kr/economy/economy-general/article/202109281709011#csidxa9571b00577afa6a79f47b76ec6ce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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